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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그림책 이야기

[새벽달픽] The Dot ("난 못해" 좌절하는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

by 새벽달2020 2020. 7. 22.

<The Dot> 

by Peter H. Reynolds 

 

2020/7/22/수 

좌절하는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 

 

<The Dot> 이 책의 주인공 베시티는 '난 그림을 못그려' 라는 큰 산 앞에서 털썩 주저 앉아 있었어요. 좌절감은 자기혐오로 이어져 분노가 치솟습니다. 자신에게 말을 거는 모든 사람에게 짜증을 내지요. 세상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어떤 이는 무기력감에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어떤 이는 분노와 짜증을 터뜨립니다. 남에게 화가 난 것 같지만 실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난 거죠. 난 왜 이렇게 제대로 하는 게 하나 없나. 왜 해도(?) 안되는 걸까. (응 충분히 "안"해서 "안"되는거야, 아가) 누구보다 나에게 가혹한 인간은 나 자신인거 같아요. 연필로 스케치만 하다가 처음 수채화로 그림을 그릴 때 엉엉 울면서 그리던 1호 2호가 생각나요. 정성껏 스케치를 해 뒀는데 어설픈 붓질로 그림이 점점 망해가는 것을 보다 못견뎌 울음을 터뜨립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형체를 알 수 없게 망친 그림을 보면 속상한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이런 상황은 비단 그림그리기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닙니다. 처음 악보를 보고 연습을 시작 할 때, 영어그림책만 읽다가 두께감 있는 챕터북을 처음 읽을 때, 흰 종이에 붙여 있는 신문기사를 읽고 요약글쓰기를 시작 할 때, 뭐든 시작은 두렵고, 힘들고, 도망가고 싶어요. 그런데 그 산을 넘어야 성장이 있다는 걸 아는 엄마는 어떻게 해서든.. 주저 앉아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어야 겠지요. 이때 중요한 건 '어떤 대사로, 어떤 논리로 설득할 것인가' 가 아니라, 엄마의 마음입니다. 아이를 딱하게 바라보는 마음. 시선. 그것만 장착하면 어떤 말이 입에서 나와도 아이를 따뜻하게 감쌀 꺼에요. 

 

베시티의 선생님은 베시티의 속상함, 속상함을 넘어선 자신에 대한 분노를 딱하게 바라봅니다. 긴 말은 하지 않아요. 잔소리도 일장연설도 이런 상황에서는 독이 된다는 걸 아니까요. 뽀송뽀송하게 대처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아.... 하게 되실꺼에요. 베시트를 180도 변화 시킨 힘이 무엇인지. (엄마의 센스와 기다림이 육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아마존서평 :

 

Connie P https://www.amazon.com/gp/customer-reviews/R1B0F63NSZNU8K/ref=cm_cr_arp_d_rvw_ttl?ie=UTF8&ASIN=0763619612

 

"I used to volunteer as a "picture parent" at my children's elementary school. This involved me visiting the classroom once a month to talk to the students about certain artists and their paintings. Following my presentation, I would have the children make a related craft or I would read them a book. This book, "The Dot', by Peter Reynolds was a book I enjoyed sharing with young children. The story is about a young girl named Vashiti who is sitting in art class. Vashti is supposed to draw something, but tells the art teacher discouragingly she cannot draw. The teacher tells her, "Just make a mark, and see where it takes you." This simple suggestion starts Vshti on a journey to discover that she CAN draw, actually enabling her to encourage another self-doubting artist. We all have a bit of creativity in us: sometimes it just takes a little bit of encouragement for us to find it." 

 

"한때 아이 학교에서 "미술 가르치는 엄마"로 자원 봉사를 했어요. 한달에 한번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특정 미술가와 그들의 그림을 소개하는 수업이었지요. 발표가 끝나면 아이들과 관련된 만들기를 하거나 책을 읽어주곤 했어요. 피터 레이놀즈의 이 책, <점>이 그렇게 소개한 책 중 하나입니다. 이 이야기는 미술 시간에 멍하니 앉아 있는 베시티라는 여자아이에 관한 이야기에요. 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간에 베시티는 선생님에게 풀이 죽어 말합니다. 난 그림을 못 그려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죠. "점 하나를 찍어봐.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한번 보나꾸나" 이 간단한 제안을 시작으로 베시티는 자신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심지어 자기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다른 꼬마 화가에게 용기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죠. 우리들 안에는 누구나 '창조적 자아'가 있습니다. 그 창조적 자아 꺼내려는 약간의 용기가 때론 필요하고요." 

 

Q. 아무래 해도 안되는 일이 있나요? (안해서 안되는 게 팩트지만) 시작할 용기도 나지 않아 주저 앉아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요?

 

Q. 그렇게 주저 앉아 있을 때, 내 손을 끌어준 말이나 사람이 있나요? 

 

"엄마가 그려줘"  - 어린시절 1호 2호 그림환경 

 

"난 그림을 못그려" 하고 책상에 펜을 놓고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베시티와는 달리, 일반적인 아이들은 당당하게 요구해요. "엄마, 강아지 그려줘. 난 못그리겠어"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겪었을 경험 중 하나가 "엄마, 자동차 그려줘. 엄마 강아지 그려줘" 입니다. 그림 못 그리는 엄마로서 이게 참 고문이었습니다. 사물이야 어찌어찌 단순화 해서 그리겠는데.. 동물을 그려달라고 할 때면 막막하더라고요. 어떤 전문가는 아이가 엄마한테 대신 그려달라고 할 떄 "절대로" 그려주지 말고 아이 스스로 그릴 수 있도록 하라고 하는데요, 저는 육아에 있어서 "절대로"란 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아요. 정답은 아이에게 있고, 아이마다 다른 답을 갖고 있고, 같은 답이어도 꽃 피우는 시기가 다 다르니까요. 때문에, 그런 전문가 말에 그다지 휘둘리지 않고 내 느낌대로 가는 편이예요. 내 자식이 눈물을 글썽이며 "나는 이거 그리고 싶은데 못 그리겠어. 엄마가 그려줘" 하는데 어떻게 "안돼. 스스로 그려봐" 할 수 있겠어요. 에구 딱하지 우리 애기. 엄마도 못그리는데.. 그래도 널 위해 한번 그려볼께.  

 

처음으로 완성한 사람 ^^

 

원하는대로 그려지지 않아 속상한 아이 마음을 생각하면 안 그려줄 수가 없어요. 어른인 우리도 흰 도화지에 검은 펜을 쥐어주며 "자, 그려봐" 하면 공포를 느끼는데 이제 대여섯, 예닐곱살 된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지요. 물론 아이 성격에 따라 거침없이 선을 긋고 이어 단숨에 그림을 완성하고, 게다가 어설픈 작품도 나름 뿌듯해 하고 만족해 하는 아이도 있긴 하지만요. 아이가 문맹 시절, 엄마가 소리내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아이가 처음 연필을 쥐고 삐뚤빼뚤 글쓰기를 시작할 때 힘들어하면, 엄마가 왼손으로 대필해줬듯, 그림도 아이가 준비가 안되어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하면 대신 그려줬어요. 그려면 아이는 "색칠은 내가 할꺼야. 제목은 내가 쓸께" 자기 주도성을 놓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 그림은 내 그림이니까요. 

엄마가 이 책 표지 그려줘~ 색칠은 내가 할께.

 

아이가 첫 그림을 삐뚤빼뚤 조심스레 시작하고, 훗날 거침없이 일필휘지로 그리고 칠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없더라고요. 저역시 아이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나아가 글 쓰는 걸 힘겨워 하지 않고 두려워 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물밑작업 치밀하게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전지를 온 벽에 붙여놓고 마음껏 물감칠하고 그리고 놀도록 해 둔거예요. 집안 인테리어는 포기하고, 거실 벽에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걸어둔 것도 안 비밀. 보드마카의 좋은 점은 그림을 망쳐도 속상하지 않다는 거에요. 바로 지워서 새로 그릴 수 있으니까요.  

 

2호야, 이 친구들 팔은 어디있어? ㅋㅋ

 

 

유치원때는 상상화를 많이 그렸어요. 우주를 떠다니는 UFO, 바다속 생물, 땅속 마을 풍경, 하늘을 나는 꼬마.. 가 주인공인 미니북만들기. 초등학교를 들어가니 그림일기로 살아가는 일상을 한참 그리더라고요. 밥 먹는 장면, 축구하는 장면, 떡볶이 사먹으러 가는 길목, 놀이터 풍경,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모습. 그러다가 자기만의 덕질을 시작하고 부터는 줄창 공룡 그림을 그립니다. 아이들 그림은 꾸밈이 없어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더 즐겁게 하는 것 같아요. 꾸밈없는 겸손함. 그 "거침없음"이 그립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들, 수채화 처음 시도할 때 많이 울었던 기억이..

 

1호는 공룡을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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