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어그림책 이야기

"옷가게 주인이 옷 좋아하면, 장사 못해요"

by 새벽달2020 2020. 7. 14.

2020/7/14/화

 

무슨 맥락에서 그렇게 물어본 건지는 기억이 안 난다. 계절 바뀔 때마다 가는 옷가게 사장님께 뜬금없이 왈, '사장님은 옷을 정말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그랬더니 사장님이 웃으면서 왈, "(무슨소리~) 옷가게 주인이 옷 좋아하고 옷 욕심 많으면 장사 망해요. 저 옷 별로 안 좋아해요. ㅎㅎㅎ" 

 

그리고 보니 그녀의 패션은 그녀를 닮았다. 편안하고 실용적이다. 과하지 않다. 안 꾸민든 꾸민. 무심한 듯 입었으나 간지나는. 아무튼 옷가게 사장 같지 않은 느낌적인 느낌. 그 꾸밈 없고 솔직한 사장님이 그랬다. 옷가게 사장이 옷에 욕심 많으면 자기 옷 챙기고 쟁이고 입어보느라 장사는 뒷전 일 수 있단다.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겠다(만 좀 충격적인 대답이었다) 

 

다소 과장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2020년 7월 1일, 새벽달책방 (http://momthereader.com) 을 열었다. 나는 지난 20년간 책육아, 영어육아를 표방(?)하며 아들 둘을 키운 터라 그림책, 소설책 읽어준 세월이 길다. 하지만 책 욕심이 그다지 많지 않은 터라 대부분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봤고, 아이가 사달라고 조른 책 중에 작품성 있는 책들만 깍쟁이 처럼 구입하곤 했다. 자타공인 '책이라는 물성에 그다지 환장하지 않는' 캐릭터.

 

그런 내가 책방을 냈다는게 아이러니 한데, 그 옷가게 사장님의 철학을 빌어본다. 책을 너무 좋아하고 책세계에 매몰되어 있으면 "대중"들의 시선을 이해하고 공감하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리는 결과가 초래된다. 직업 특성상,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특히 그림책.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엄마가 더 폭 빠져서 아예 그림책지도사 자격증, 그림책 연구회, 그림책독서테라미 자격증에 수업에.. 박사 논문까지 쓸 지경인 지인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그림책 마니아들의 최대 약점은 "이세상 온갖 그림책들을 모두 다 찬란하고 아름답고 의미있는 책으로 과장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엄마들의 이런 반응을 자아낼 수 있다. 

 

"OO샘이 추천한 그림책은 좀 거르게 되더라. 호호호.."

 

책방지기인 내가 책마니아가 아닌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었어. 라고 자위해본다. 나의 독서편력은 다소 특이한데.. 초등때는 역사서와 위인전에 빠졌었다. 위인전을 읽으면 '비판적 시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몰입'과 '수용'의 독서를 하는 초딩이었다. 그래서 위인전 하나 읽으면 (주로 어린시절 일화가 많은) 두주먹 불끈쥐고, "그래,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위인이 될테야" 하는 부류의 인간이었.. 중고딩때는 거실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는 하얗고 두꺼운 "세계문학전집" 그러니까 역대 노벨상수상작들을 하나하나 기록 깨듯 읽었다. 그 책은 가로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 자그마치 세로로 (일본원서나 중국워서처럼) 쓰여진 책이었다. 주로 여성이 주인공인 책들부터 싹쓸이 했는데 지금도 기억이 난다. 바람과함께 사라지다, 제인에어, 폭풍의 언덕, 테스 등등.. 그 책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도. 대학때는 주로 관계와 심리에 대한 책들을, 회사 생활 할 때는 업무와 관련된 마케팅책을 읽었다. 그러니까 세월이 검증해주는 "노벨수상작"이나 "필요에 의해 읽는 책 (아이들 영어그림책이나 마케팅관련 원서) 아니고서는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인간이다. 

 

때문에 바쁜 현대인, 시간 없는 아이들이에게, '어머 이 책만큼은 꼬옥 읽어줘야 해' 하는 책들 찍어 주는 건 자신 있다. 대부분 세월이 검증한 책들이 될 예정. 앞으로 이 "영어그림책" 카테고리에서 소개하고, 나아가 (여력이 된다면) 새벽달책방 (http://momthereader.com) 에서 소개할 책들이 바로 그런 "소장가치있는" 책들이 될 예정이예요. (급 존칭하게 되네요. 꾸벅.) 

 

초기에는 제가 팟캐스트 (영어책읽어주는새벽달 : http://www.podbbang.com/ch/15590) 에서 소개했던 책들 위주로 하나하나 썰을 풀고, 차츰차츰 온라인 "새벽달책방" (아래사진)에서 소개하는 책들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호응? 부탁드리며,,, 

 

"아무리 못해도 새벽달이 추천한 영어책 정도는 기본으로 소장해야.... " 

 

할만한 책들로 잘 골라볼께요. :) 

 

 

 

 

 

  

댓글